로지텍 K780 무선 키보드 사용기

그동안 코딩 작업을 하면서 아이락스 K23W 키보드를 써왔는데, 무선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업그레이드 겸 새로운 키보드를 지르기로 했습니다. 마우스로 로지텍 MX 애니웨어 2를 쓰고 있었기에 기왕이면 유니파잉 연결이 지원되는 로지텍 키보드로 구매하기로 했고, 크래프트는 너무 비싸서 K780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블루투스와 유니파잉(무선 USB) 신호 둘 다 지원하고 동시에 3개 디바이스까지 페어링이 되는 제품입니다. 자세한 스펙은 다나와 상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후면

박스를 열면 비닐에 포장된 키보드가 나옵니다.

전면 - 사진이 좀 이상하게 나왔네요. 실제론 반듯합니다. 전원 버튼은 Num 키패드의 대시(-) 버튼 오른쪽의 측면에 있습니다.

뒷면 - AAA 건전지 2개는 장착된 상태로 나오나 봅니다. 커버 안에 유니파잉 리시버가 들어 있는데, 가운데에 파인 부분을 누르고 아래 홈 쪽으로 밀면 열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락스 K23W 펜터그래프 키보드와 비교입니다.

K780으로 산 이유도 기존에 쓰던 MX 애니웨어 2를 유니파잉 수신기로 쓰고 있었고 같이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K780 페어링 후 Logitech Options에서 두 기기가 보입니다.

F4, F5, F6, Insert 키가 있는 버튼들의 기능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켠다거나 특정 마우스 버튼을 지정한다든지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켠다거나 특정 마우스 버튼을 지정한다든지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추가 설정에서는 특정 키를 비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추가 설정에서는 특정 키를 비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Logitech Options에서 이지-스위치 메뉴에서는 현재 페어링된 디바이스 목록을 보고 전환할 수 있습니다.

Logitech Options에서 이지-스위치 메뉴에서는 현재 페어링된 디바이스 목록을 보고 전환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26일에 키보드를 받아 쓰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약 7주간 써본 소감을 간단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외관

  • 크고 무겁습니다. 바닥에 고무 받침도 되어 있어서 책상에 안정적으로 고정됩니다. 무선이라고 이걸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시려 한다면 다른 키보드를 알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전체적으로 무광 재질의 플라스틱이고, 흰색 부분은 화강암처럼 패턴이 되어 있는 고무 느낌의 재질입니다. 핸드폰이나 태블릿을 거치해도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 사진을 보면 흰색 부분이랑 검은색 부분이 꼭 분리될 것처럼 생겼는데 그건 아니에요. 거치대 부분 따로 못 떼어냅니다. 각도 조절도 따로 못 해요.


키감

  • 원래 펜터그래프 키감을 좋아하는 편인데, K780을 사기 전에 펜터그래프가 아닌 방식인게 좀 걸렸었는데 아무 문제 없네요. 오히려 전까지 쓰던 K23W보다 반발력이 좋고 누르는 느낌이 확실해서 더 마음에 듭니다. 소음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모서리 없이 둥근 키 모양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키감에 대해선 전혀 아쉬운게 없었습니다.


기능성

  • 일단 저 펑션키(F1~F12)부터 얘기해 봅시다. Logitech Options 소프트웨어 없이 키보드 단독으로 사용하면 펑션키들은 F1~F12가 아닌 각각의 고유 기능들로만 작동합니다. F1~F3 버튼은 페어링 디바이스 변경, F4는 홈(Windows에서는 새 브라우저 창 열기 및 홈페이지) 이런식으로요. Fn키와 같이 F4를 눌러야 F4키로 작동하는 겁니다. 이걸 Logitech Options 소프트웨어로 바꿀 수 있는데, 이게 키보드 내부에 설정이 저장되는게 아니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설정이 적용되는 모양입니다. 펑션키 우선으로 설정을 해 놓고 키보드가 절전 모드에 있었다가 버튼을 눌렀을 때 (이 때 키보드의 로지텍 로고 우측에 있는 전원 LED가 초록색으로 한 번 반짝입니다), 그 때는 펑션키로 작동을 안 하고 기능키로만 작동합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키보드를 안 쓰다가 F12를 누를려고 하면 F12가 아니고 볼륨 크게로 작동하는 거지요. 그 다음에는 제대로 됩니다. 이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였네요.
  • [2018-07-15 추가] 최근에 Logitech Options을 최신인 6.90.135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는데, 이 때부터인지 컴퓨터를 켜고 한 두시간을 쓰고 나면 펑션키 우선 사용 설정이 먹히지 않고 기본 고유 기능 키들로 작동하는 버그가 있습니다. 작업 관리자에서 'Logi Overlay', 'LogiOptionsMgr.exe (UNICODE)', 'LogiOptions.exe (UNICODE)' 이 세 개의 프로세스를 종료시켜주고 Logitech Options 프로그램을 새로 열어줘야 다시 펑션키가 돌아옵니다. 아니면 또 다른 한두시간을 기다리면 돌아올 때도 있더군요. 처음 사서 쓸 땐 없었던 버그인데 코딩 특성상 F5와 F6, F9 등을 눌러줄 일이 많은데 정말 짜증나서 처분하고 다른 키보드로 넘어갈까도 생각하다가 일단 소프트웨어를 6.80.372로 다운그레이드하고 업데이트를 끈 후 써보기로 했습니다.
  • Num 키패드를 제외하면 키보드에 따로 Page Up, Page Down, Home, End 키가 없지만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게 Fn+방향 좌는 Home, Fn+방향 우는 End, Fn+방향 상는 Page Up, Fn+방향 하는 Page Down으로 작동합니다. Insert는 F12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Fn키와 같이 누르면 되고, Print Screen은 Delete 키를 Fn키와 같이 누르면 됩니다. Scroll Lock 키는 Fn+Caps Lock이며, Pause/Break 키는 Fn+B 입니다. 풀사이즈 배열보단 노트북 키배열이 익숙하다 보니 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 Windows 기준 Logitech Options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을 때, 미디어 키(이전 곡, 재생/일시정지, 다음 곡)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본 앱에서 음악 플레이어가 Groove 뮤직이 아닌 타 미디어 플레이어가 설정되어 있을 때, 해당 플레이어의 창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으면 미디어 키가 일절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에 쓰던 K23W에는 이런 문제가 전혀 없었고, Logitech Options 소프트웨어를 지우면 예상대로 다시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펑션키 설정을 못 쓰겠지요. 로지텍 포럼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던데, 정작 로지텍 본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질 않는 것 같네요. 답이 없습니다.
  • Fn+Esc가 윈도우 잠금 버튼인데, Win+L 키를 쓰라는 건지 가끔 저 버튼이 절전 모드로 진입하는 동작을 합니다. 이건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 멀티 페어링이 된다는게 정말 이점이 큽니다. 하나는 노트북에, 하나는 테스트용 태블릿에, 하나는 스마트폰에 연결해놓고 쓰니 키보드 하나로 다 되는게 정말 편리합니다. 멀티 페어링을 쓰실 목적이 있으시다면 위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겁니다.
 

K780은 아래와 같은 조건에 맞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 책상에 여러 기기들을 올려 놓고 쓰면서 하나의 키보드로 다 하고자 하시는 분
  • 무선 키보드를 찾으면서 유니파잉 리시버로 기존에 쓰던 로지텍 무선 마우스와 같이 연결해서 쓰고자 하시는 분
  • 노트북같은 키 배열이 괜찮고 조용한 키보드가 좋으신 분

쓰면서 특별한 점이 생기면 추가로 기입해보겠습니다.

[2018.07.22 추가] 위에 추가한 대로 Logitech Options 소프트웨어를 다운그레이드해서 며칠 썼는데도 여전히 같은 펑션키 설정 무시 이슈가 발생해서 도저히 못 써먹겠다고 판단되어 결국 처분했습니다. 앞으로는 펑션키 설정이 로지텍 키보드들처럼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관리되는 제품은 절대 사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