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에서 문신하는 장면에 대하여 짧게 알아보는 글

영화 초반에서 모아나가 마을 순회하면서 한 남자애가 문신을 받으면서 되게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모아에서 전해지는 미신들 중 어떤 물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것과 관련된 미신을 이 장면과 같이 놓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톤피쉬(stonefish)라고 인도양과 태평양의 얕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등지느러미에 맹독 가시가 있는 물고기가 있는데 사모아에서는 이 물고기를 nofu[노뿌] 라고 부르고 맛이 좋아 노약자와 병든 사람들이 보약처럼 먹었다고 합니다. 다만 어린 아이들은 이 물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는 미신이 있었는데, 만약 먹었으면 나중에 커서 남자 아이는 문신을 받을 때, 여자 아이는 출산할 때 고통이 배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문신을 다 받지 않은 남자와 출산을 앞둔 여자 역시 이 물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거는 어디까지나 미신이고, 이 물고기의 독은 손질을 거치고 고온에 가열하면 독이 없어져서 조리할 때 유의만 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중국의 푸젠성과 광동 지역, 일본에서도 별미로 먹는다고 하네요). 또 이 물고기의 독은 지느러미에 찔리거나 해서 몸에 들어갔을 때 상당한 통증과 쇼크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고통이 같이 오는 행동에 대한 미신이 생겨난 것처럼 보입니다.

저 남자애는 이 미신을 어겼거나 아니면 그냥 엄살이 심하거나겠지요?